작은 열정

빗방울은 알고 있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자기 마음대로
내 볼에 입 맞추고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네

물은 알고 있네
아침에 샤워하는 동안
벌거벗고
감출 것 없는
그대 육체를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
긴장을 풀어주네
온몸을 휘감으며
편안함을 안겨 주네

따뜻한 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뽀얀 기운
그대의 향기를 알고 있기라도 하듯
촉촉한 기운으로
그대 살갗을 적셔 주어
그대의 향기로 적셔드네

이불과 베개는 알고 있네
그대의 외로움과 꿈을 어루만져 주고
여인이 떠난 뒤에도 여인의 체취를 갖고 있고
그대가 열정과 휴식과 육체의 향연을 즐기는 모든 순간을 감싸주고
그대가 낙심하건 근심하건 따뜻하게 감싸주네

그대 열정의 기운
그대 안에서 나와
그대의 허벅지 자락을 덮어
그대가 즐기는
가장 은밀하고 즐거운 순간에
여인의 열정을 감싸주네
그대 가슴에 숨결을 불어넣어
즐거움을 더해 주고
욕구와
소망과 욕망을 즐기네

꽃은 알고 있네
그대 두 눈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기운을 간직하고
향기로 그대를 즐겁게 하여
그대의 삶에 잠시나마 기쁨과 아름다움을 더해 주네
그대가 활짝 피면 그대의 삶도 활짝 피네
그대의 열정적 사랑이 피어난다네.

 
Paolo Li Campisi